카리스마 넘치는 군 장성이 퇴역 후 고향에 내려와 선거 출마를 준비한다. 갓 성년이 된 라킵은 수감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의 시중을 든다. 그는 라킵을 친아들처럼 여기며 자신이 터득한 세상 이치를 몸소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약육강식의 냉혹한 현실과 권력의 무서움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자기 얼굴이 새겨진 선거 포스터가 훼손된 모습에 격분하고, 라킵은 범인을 찾아 나서지만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이어진다. 인도네시아 출신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BIFF 아시아영화아카데미, 토리노 필름랩 등을 거친 막불 무바락 감독의 장편 데뷔작. 신인답지 않은 묵직한 연출과 두 주연배우의 연기가 돋보인다. 포스트 수하르토 시기에 들어섰지만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사회적 부조리와 개인의 아이러니가 실타래처럼 얽히는 모습이 긴 여운과 상념을 안겨준다. (부경환/2022년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