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첸은 아빠의 새 가족과 함께 살기 위해 미국에서 독일 바바리아 지방 알프스 산간의 한 리조트에 도착한다. 여전히 미국에서의 생활을 그리워하는 그녀에게 고즈넉한 미드센추리 모던 스타일의 리조트는 낯설고 이상한 공간이다. 리조트 주인 쾨니그도 친절하지만, 어딘가 께름직하다.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이어지고 낯선 인물들이 등장하면서 엄청난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하고 그레첸은 살아남기 위한 혈투에 뛰어든다. 데뷔작 <러즈>(2018)로 혜성같이 등장한 틸만 싱어의 두 번째 장편 <뻐꾹!>은 호러 영화의 팬이라면 익숙한 설정과 수많은 디테일로 가득한 영화다. 고립된 산간 호텔과 미치광이 박사의 생체실험은 제목을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반갑기만 한 장르적 기대감을 고조한다. 고요하게 시작한 영화는 기이한 캐릭터들과 기대를 저버리는 플롯의 전개 그리고 파이널 걸의 생존 액션이 고조되는 클라이맥스에 이르기까지 광기의 뻐꾸기를 계속 날린다. 다양한 호러 장르의 재미와 매력을 독특한 방식으로 짜내려가는 기이한 브리콜라쥬 같은 영화다. (2024년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 박진형)